2020년 2월 14일 금요일

Julia Hart [영원의 단면]


사진 출처 벅스뮤직

아직까지도 살아가면서 항상 모든게 즐겁고, 모든 것을 웃으며 'Everything's gonna be al'right' 자세로 긍정적인 시선을 주지 못하는 나의 철천지 비관적으로 단련된 삶의 태도는 가끔 일상 그 자체 하나로도 하루를 좀먹는다. 그럴 때마다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다. 남들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진짜 너무나 사랑스러운 청춘 남녀의 로맨스도 매끈하게 그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렇게 내면은 자가진단이 어려울 정도로 가슴 시리도록 좋아 죽겠던 시간의 단면과, 공간의 단면과, 나와 함께였던 당신의 단면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공감각적으로 영원해진다.
한 때 프랑스 밴드인 tahiti 80(물론 지금도 가끔 듣지만)의 음악을 하루에도 수댓번 재생시키며 상상 속으로만 즐거웠던 봄날에 BGM을 입혀보려 했던 쓸쓸한 내 모습이 지금에 와서 '줄리아 하트'의 음악으로 웃긴 옛날이 되어버렸다. Beaches를 듣는 듯한 시원 상쾌한 코러스로 가슴 한 번 토닥여주고(영원의 단면), Grandaddy의 'Summer here kids'보다 멀리 와버린 바다 한 가운데에서(여름과 꿈과 밤의 모든 매력), 너무나도 일찍 와버린 2005년의 여름은 라디오를 켜고 노래를 불렀던 복고풍의 여름 휴가를 즐긴다(88년의 여름).
그렇게 찾아오는 봄과 다른 여름. '줄리아 하트'의 음악이 흐르고 그렇게 옛사랑의 그림자는 지나간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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