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감수성
두 장의 앨범으로 구성된 올드피쉬의 첫 번째 장의 인트로를 들으면 'The Postal Service'로 오해하고, 두 번째로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사운드트랙에 전면 참여한 바 있는 정체불명의 뮤지션 '별'의 공중 부양하는 신비로운 사운드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 이후 미국 인디 록의 첨병인 'Death Cab for Cutie'의 프론트 맨인 벤자민 기버드의 전신인 'The Postal Service'가 내세우는 인디 팝과 일렉트로니카의 만남은 소위 인디 일렉트로니카라는 어렵게만 들리는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그리고 유일하게 그와 가까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국내 뮤지션 중에서 '별'은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와 매니아 팬을 확보했다. 그런데 올드피쉬는 헷갈린다. 포스털 서비스는 별이 되고 별은 올드피쉬 낳았다? 억지 계보도의 실상은 그렇다지만, 올드피쉬는 그들을 수식할 수 있는 모든 언어를 요리조리 피해가는 노련한 물고기처럼 음악을 한다. 그래서 듣다 보면 이불에 몸을 둘둘 말고 누워있는 귀차니즘이 갑자기 밝아지는 사운드로 인해 일그러지기도 하고, 다시 어두워지면서 반복적이고 미세한 전자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포스털 서비스가 나온 김에 하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드라마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없다. 미국 전역을 휩쓴 청춘 드라마인 'The O.C.'의 애덤 브로디가 분한 세쓰는 인디 록과 만화를 좋아하는 괴짜 소년이었고, 그가 극 중 밥 먹듯이 찾았던 'Death Cab for Cutie'나 'Postal Service'는 전파의 힘을 얻고 당당하게 메인스트림 그 이상의 지지도를 얻었다. 캐릭터의 힘은 문화를 지배하고, 그 문화를 지지하는 팬들의 힘에 입어 아티스트는 성장한다.
올드피쉬와 그 외 모든 인디 록 밴드들의 부유함을 위하여!
안현선
올드피쉬와 그 외 모든 인디 록 밴드들의 부유함을 위하여!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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