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RollerCoaster) [Triangle]

긴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지는 가수 또는 밴드가 몇몇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뮤지션의 경우 독자적인 노선을 밟아오면서 팬들에게로 하여금 ‘언제쯤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나’ 라는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대표적인 예로 작년 겨울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 버리지 않고 패닉이 컴백했으며, 롤러코스터 그 연장선상에서 아슬아슬하게 겨울의 문턱을 넘고 봄날이 되어서야 환하고 부드럽게 5집 ‘Triangle’을 들고 나왔다. 

그간 자신의 디제잉 앨범이라든지, 이스트로니카 같은 믹싱 사운드 프로젝트를 통해 나름대로 롤러코스터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온 지누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러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롤러코스터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은 그대로되, 그것을 비껴가지 않은 새로움은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뭐가 새로울 수 있겠냐만은, 2년 만에 찾아가는 팬들에게 ‘롤러코스터’다워야 하며, 더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었으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베테랑답게 의연하다. 순간의 모든 감정을 담담하게 목소리로 실어내면서, 훨씬 더 부드럽게 일상의 내면을 두드리는 조원선의 보컬과 어쿠스틱의 질감을 살리기 위한 지누의 묵묵한 베이스 연주와 믹싱, 그리고 스스럼없이 멜로디에 착 달라붙는 이상순의 다채로운 기타 소리. 그렇게 롤러 코스터는 같으나 달라졌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 있던 공백에 이음줄을 그어 2년의 빈 자리를 좁히고, 언제나 그랬듯 다시금 젊은 우리들의 배경음악이 되어주는 여전함 속에서 한 뼘 더 자라 어른이 되어있다. 그러면서 조금씩 생겨나는 주름은 지속 가능한 스토리 텔링을 엮어나간다. 지리멸렬한 삶의 한 컷도 별 것 아닌 듯, 그렇게 우리는 롤러코스터의 담담한 구연일화(그냥 내가 만든 말이다)에 스르르 멈춰버리고, 공감의 코드나 특별한 장치 없이도 감정선을 최대치로 올려버리는 ‘숨길 수 없어요’가 하루 종일 라디오를 타고 울린다. 황사보다 더 강한 롤러코스터 바람이 부는 4월의 어느 날이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