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 화요일

눈뜨고코베인 [Pop To The People] |






















잡담 하나. 예전에 친구와 술을 마시다 커트 코베인 이야기가 나왔다. 불꽃처럼 살다 간 그의 생을 논하기 전에 열띠게 웃어댔던 그의 이름 코베인(커트cut) 코베인. 이들이 왜 밴드 이름을 하필 ‘눈뜨고 코베인’으로 지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된 썰렁한 리뷰의 시작이다(우연의 일치치고는 두 번째 트랙인 ‘그 자식 사랑했네’에서 그 자식은 너바나를 사랑했다고 노래한다). 그들 스스로 ‘탱자록’이라 칭하고 있는 눈뜨고 코베인의 첫 앨범은 70년대의 대학가 사운드를 재현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베이스 워킹, 거기에 ‘쟁’하고 퍼지는 기타의 외줄 타기는 스카(ska) 리듬까지 가세하여 볼만한 풍경을 자아낸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레트로에 머물 수밖에 없는 요즘 시대의 록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복고를 지향하는 사운드 레코딩도 소용이 없는, 치열했으나 낭만이 숨 쉬었던 과거의 대학가에 대한 환상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듣고 좋으면 그만이겠지만, 산울림과 송골매의 LP판을 구경하고 싶어지는 마음만 더 간절한 건 왜지. 쩝.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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