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 슬깃 한 번 더 열게되는 앨범 커버 만큼이나 알콩달콩 아기자기 소곤소곤. 미사여구를 붙이고 싶은 음악의 일등공신은 보컬이자 작사가인 정은수씨다. 편안한 음색과 어쿠스틱에 가까운 모던락 사운드는 무덤덤하게 유행을 따르지 않은 그들만의 미덕이다.
그러나 친절한 은수씨의 미덕은 밴드에게 힘을 쓰지 못한다. 바랜 노트를 꺼내보는 느낌은 거기까지일 뿐, 멜로디를 들었을 때 울컥일 수 있을 법도 한 추억을 부르는 힘도 없다. 문득 미스티 블루(Misty Blue)의 음악을 듣고서 스웨터(Sweater)를 떠올렸다. 그들이 비록 보사노바를 하든, 멋대로 라운지스럽든, 모던락의 감수성에서 비껴가지 않은 외도에서 스웨터는 스웨터였다.
감수성에 좀 더 의존하여 지껄인다면, 이제 막 짜여지기 시작한 스웨터가 완성될 때쯤에는 진짜 미스티 블루 색이 나왔으면 좋겠다. 편안한 음악도 좋지만, 그저 편안함에 머무르다 청자들은 넋 놓고 잠들어 버릴지 모를테니까.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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