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 화요일

펑키 브라운(Funky Brown) [Brown Days]






















개인적으로 친한 선배가 홍대 부근에서 ‘brown’이 들어가는 카페를 운영한다 하여 따 온 ‘브라운’, 그리고 도시적인 감각의 세련된 그루브를 펼쳐내는 데 있어 중요시되는 ‘funky’한 리듬의 합작이라 하니, 그것이 바로 펑키 브라운(Funky Brown)의 탄생 배경이다. 어떻게 보면 ‘커피집에서 이름을 따 오나’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음악에서 퍼지는 풍미는 갓 구워내어 기름진 원두가 그라인더에 갈리고, 에스프레소 머쉰에 의해 고소하면서도 커피 위 크레마가 충만하게 우러나는 한 잔처럼 깊고 탁월하다.

그러나 단순히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끝나지 않는 이들의 가공방식은 라떼, 카푸치노, 모카 등을 순식간에 척척 만들어내는 바리스타의 숙련된 손길을 거치는 듯, 애시드, 디스코, 블루스, 재즈, 팝을 부드러운 멜로디에 블렌딩 해 낸다. 애잔한 기운이 감도는 도시남녀의 사랑을 그린 타이틀 곡 ‘Everyday’는 입에 착착 달라붙는 후렴구를 내세운다. 마치 모락모락 피어나는 캠프파이어의 순간을 찍어낸 듯한 하림의 하모니카 연주와 보컬 피쳐링의 ‘Old Friend’ 또한 필청 리스트 중 하나. ‘이제는 그대와’ 에서는 옛날 이문세의 아득한 감성과 흡사한 멜로디 라인을 들려주며, ‘Clap Clap’ 박수 소리와 코러스 부분이 돋보이는 환상적인 펑키 스테이지 ‘Let’s Dance’, 윈디 씨티의 팀벌과 퍼커션 연주로 잠깐 동안의 휴식을 꿈꾸는 ‘Forever with You’와 달콤한 멜로디에 돌돌 말린 연인들의 솔직한 심정을 피워내는 마지막 곡 ‘다신’ 까지 11곡의 펑키 브라운 음악이 지나간 사이, 어느새 우리는 쿠폰의 빈 칸을 다 모으고 또 다시 그들의 음악에 도장을 찍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매일 마시지 않으면 허전한 일상의 커피 같이 펑키 브라운의 음악은 당연한 소비심리처럼 다가온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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