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기후 변화 주제로 스터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10대 환경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에 대해 알게됐다. 일반적인 10대들의 관심사에 멀리 떨어져 그저 평범한 삶을 살던 이 소녀가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며 지구의 위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툰베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자신의 의지와 우리를 엄습하는 재앙적 현실에 대해 공유했고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툰베리의 간절한 메시지에 세계의 청소년들이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 변화에 그 어느때보다 대담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는 거리 시위 행렬로 화답했다. 툰베리는 이미 환경 운동으로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고, 그에 따른 유명세도 톡톡히 치르고는 있지만, 내가 보는 툰베리의 궁극적 목표는 자신의 목소리로 단 한 사람의 생활 양식을 바꾸어 환경 보호에 실천적인 삶으로 연결되는 것. 녹색 운동이 별 게 아니라 생활의 실천이고, 그것이 전염병처럼 퍼져 실질적 온실 가스 감소와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것. 툰베리의 외침이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솔직함에 있다. 환경이 중요하고 보호도 해야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안다. 너무 잘 알아서 간과하기도 하는 고리타분한 진실이나 이론따위는 툰베리에게 먹히지 않는다. 툰베리는, 자신이 어른이 되는 그 시점에 자신의 세대가 환경으로 고통받아 현세대의 어른을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미래의 우리가 살 수 있게, 지금의 어른들이 행동하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물론 결혼을 하여 자녀가 없을지언정 미래 세대가 그들에겐 조상이 될 현재의 우리를 증오하는 일은 만들고 싶지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 공연이 잦아 비행기를 자주 타야만 하는 유명 오페라 가수인 엄마마저 설득시켜 결국 공연을 위해 며칠을 꼬박 기차를 타고 다니게 만든 툰베리의 적극적 탄소 발자국 줄이기를 보고 있노라니 그간 나름 환경지각적인 삶을 살아왔다 생각한 게 창피했다. 이 10대 환경 운동가를 알기 전과 후의 나의 생활에는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이 완전 없는 삶은 힘들겠지만 가급적 플라스틱 용기가 없는 제품을 구매하려 노력한다. 저번주 월요일과 오늘 본 장인데, 이렇게 노력해도 사실 비닐까지는 정말 피하기가 어려웠다. 급진적으로 비닐까지 피하려면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게 최선인데, 집과 재래시장의 거리가 멀어서 현실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워 일단은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최대 의식하면서 쇼핑을 한다. 그리고 대형 마트에 가는 회수도 점차 줄여갈 생각이다.
이건 저번주에 농협 로컬마트에서 본 장이다. 채소들은 모두 봉투 없이 가져왔다(이후 마트 내 신선식품 봉투 사용을 금지한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건 어제 쇼핑한 것들이다. 러쉬 샴푸바는 사실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들을 다 쓰고 사려고 헀는데 잠깐 구경갔다가 친절한 직원 오빠(?)가 러쉬 비누로 손을 매끄럽게 씻겨주길래 나도 모르게 리더기에 미끄러지는 카드...
오늘은 이마트에서 장을 봤다. 내가 우유를 많이 먹어서 주로 두 팩씩 사는데 서울우유가 비닐포장이 안되어있길래 고민없이 집었고, 채소는 그냥 가격표만 위에 붙여갔더니 캐셔분이 "흙 묻은 건 비닐 쓰셔도 되는데 모르셨구나." 하셨다. 딸기는 포장 안된게 없었다. 딸기를 포기하기엔 딸기가 너무 바알갛게 추파를 보내고 있었다. 참치는 캔 대신 비닐 포장으로 나온 것을 선택했다.
집 옆에 일주일에 한 번씩 사 먹는 분식집이 있는데, 비빔밥을 포장 주문했더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려 3개는 나왔다. 앞으로는 전화 주문을 포기하고 직접 가서 음식 담을 통을 가져가서 담아달라고 해야할 것 같다. 지금도 크게 불편한 건 아닌데, 그 동안 정말 편하게 산 것 같다. 생각 없이.
<다음은 Greta Thunberg의 구글 검색 결과이다. 툰베리의 인상적인 TED 토크부터 트위터 및 다양한 매체 인터뷰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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