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구스를 듣고 있으면 그들의 정체불명성이 음악적 색채를 한결 자유롭게 해준다는 것을 느낀다. 'New Song'으로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이들의 사운드는 소규모 라이브 클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객석엔 다섯손가락에 셀 수 있는 몇 명만의 관객 앞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다음곡은 ...입니다.' 라는 웅얼거림과 음악만이 연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규모의 몇 명 중의 나는 무슨 짓거리를 해도 음악을 듣는다. 맥주 냄새와 담배연기가 자욱한 클럽 안 사운드와 어울리는 개개인의 순간은 퍼즐조각처럼 잘라져 제멋대로 나열된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드럼과 베이스의 연주를 돌고도는 아방가르드한 건반음이 오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마지막 도마뱀'은 어디에 숨겨진걸까? 몽구스 그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춤추는 동물원'의 현기증은 부침없는 가사와 함께 잠 못드는 밤을 이룬다.
이들은 언밸런스의 맛을 안다. 과거로의 귀환을 꿈꾸는 영/미 인디 락밴드들이 즐겨하는 거침없는 부조화의 멜로디와 연주가 최신 경향같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우리는 또 다른 비틀즈를 꿈꾸게 된다. 실제로도 하나같이 비틀즈를 꿈꾸어온 신출내기 락커들은 그네들을 떠올리며 오늘도 음악을 할 것이다. 몽구스도 과연 그러했을까?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대로만 가 준다면 딱 하루만, 인디씬이여, 멈춰주길 바란다. 오늘은 그대들의 날이니까.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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