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girls(국내: 드림걸즈)
연출: 빌 콘돈
출연: 제이미 폭스, 비욘세 놀즈, 에디 머피, 제니퍼 허드슨, 아니카
노니 로즈 등
Sing
Dreamgirls It
그 동안 먼지 쌓인
비디오 가게에서 올리비아 뉴튼 존(‘그리스’)의 해묵은 미소를
털었거나, ‘시스터 액트’의 수녀들을 그리워했던 뮤지컬 영화-또는 음악이 주가 되는 영화- 팬들은 국내에는 오는 2월 22일 개봉되는 ‘드림걸즈(Dreamgirls)’를 주목해도 좋겠다. 이 영화는 톰 아이언(Tom Eyen)의 원작을 마이클 베넷(Michael Bennett)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연출한 81년도 작인 ‘Dreamgirls’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드림걸즈’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비욘세(Beyonce Knowles)와 레이 찰스의 인생을 다룬 영화
‘레이’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Jamie Foxx)가 만난 뮤지컬 영화라는 것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당연한 듯 오스카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에 ‘시카고’의 각본을 쓴 바 있는 이 영화의 감독인 빌 콘돈(Bill Condon)은
그리 놀라지 않을 듯싶다. 다만 ‘어메리칸 아이돌 시즌 3’에서 상위 5위권에 들지 못했던 제니퍼 허드슨(Jennifer Hudson)은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지금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열연과 풍부한 가스펠 창법의 보컬로 이 어려운 뮤지컬 영화를 완벽하게 소화해 내 비욘세의 앞을 가리는 주목(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 수상 등)을 받아냈으니 말이다.
‘드림걸즈’는 가수로서의
성공을 꿈꾸는 디나(비욘세 놀스 분), 에피(제니퍼 허드슨 분), 로렐(아니카
노니 로즈 분), 이 세 가수가 음반 제작자인 커티스 테일러(제이미
폭스 분)에 의해 ‘The Dreams’라는 여성 보컬 트리오로
만들어지면서 벌어지는 야망과 질투,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헨리
크라이거(Henry Kreiger)의 오리지널 스코어와 원작자인 톰 아이언의 감동적인 가사, 이를 각기 다른 개성의 뛰어난 가창력으로 소화해내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화려한 플래쉬처럼 터지면서 관객들에게
소름 끼치는 경험을 선사한다. 사운드트랙의 프로듀서는 명 드러머인 하비 메이슨(Harvey Mason)의 아들로 잘 알려진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가 데이먼 토마스(Damon Thomas)와 팀을 이룬 프로듀서 집단인
‘The Underdogs’가 맡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 루더 밴드로스, 져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곡을 작업한 프로듀서들답게
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좀 더 듣기 편한 팝송의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다듬었다. 현재 아카데미 시상식
오리지널 송 부문에는 헨리 크라이거가 작곡한 ‘Listen’, ‘Love You I Do’, ‘Patience’
무려 세 곡이 후보에 오른 상태다. 그러나 역시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손꼽힐 수 있는 곡은
제니퍼 허드슨이 부른 ‘And I’m Telling You I’m Not Going’이다. 자신의 애인이자 제작자인 커티스의 배신으로 서서히 무너져가는 에피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호소력 짙은
곡이다. 82년에 열린 토니 어워즈에서 ‘드림걸즈’ 뮤지컬 공연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던 제니퍼 홀리데이(Jennifer
Holiday)의 소름 끼치는 가창력과 비교하기는 힘들어도, 제니퍼 허드슨은 이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모타운의 전설적인 인물이자 제작자인 베리 고디(Berry Gordy)와 다이애나
로스(Diana Ross)만은 편치 못할 듯싶다. ‘드림걸스’의 원작이 바로 고디가 전락적으로 만들고 로스가 리드 싱어로 있었던 여성 3인조
‘더 수프림스(The Supremes)’의 실화에 바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에피로 나오는 실제 인물인 플로렌스 발라드(Florence
Ballard)는 극 중 다나로 여겨지는 다이애나 로스와의 불화로 그룹을 나온 뒤, 절망감을
이기지 못하고 술에 의존하다 서른 둘의 나이로 사망했다(1976년).
한편 빌 콘돈은 이 영화를 마이클 베넷에게 바치고 있다. 유명 뮤지컬인 ‘코러스 라인’ 연출가이자 안무가 이기도 했던 베넷은 87년에 에이즈로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 마흔 네 살이었다.
안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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