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Breathless' 앨범으로 국내에 색소폰 바람을 몰고 온 케니 지Kenny G의 전성기(물론 지금도 그는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때만 해도, 연인들의 아름다운 영상엔 케니 지의 음악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드라마들만 해도 남자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언제 어디서든 색소폰을 연주하는 낭만이 있었다. 그만큼 당시의 2-30대들에게 있어 케니 지와 색소폰에 대한 향수는 크다.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힙합, 알앤비(R&B)의 인기가 높아짐과 동시에 스무스 재즈(Smooth Jazz)의 명맥은 그렇게 시들해져 가는 줄 알았는데, 여기 색소포니스트 제이 킴(Jay Kim)의 등장으로 기우는 일단락 된 것 같다. 얼바노(Urbano), 커먼 그라운드(Common Ground)의 프로듀서이자 밴즈 멤버로도 활약상을 펼친 바 있는 그의 첫 솔로 연주 앨범인 'Tenderness'는 제목처럼 감미롭다. 색소폰 중에서도 소프라노(Soprano)를 쓰는 점에서(제이 킴은 미국 시카고에서 알토 색소폰으로도 활동을 한 바 있다) 알토 색소폰을 내세우는 대니 정(Danny Jeong)과 대조되는데, 이 두 사람의 음악 색채를 번갈아 들어보며 각 악기만의 색채를 비교해보면 흥미롭겠다.
대니 정은 알토 색소포니스트 데이빗 샌본(David Sanborn)처럼 색소폰이라는 악기에서 풍기는 섹시한 이미지를 강인하고 선 굵게 표현하고, 제이 킴의 음악은 폴 테일러(Paul Taylor / 컨템포러리 재즈를 구사하는 리핑톤스Rippingtons의 멤버로도 활동)의 소프라노 연주 독집 앨범과 함께 회자 될 만 하다. 이지 리스닝으로 손색 없는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분위기 있게 잘 소화해 낸 제이 킴의 음악을 들으며 국내 스무스 재즈의 가능성은 이제 막 모색되어졌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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