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스'의 음악은 너울지다. 거칠게 넘실거리는 젊음의 희노애락은 '사랑에 울고 웃는 이야기, 사람에 이리저리 치여 사는 이야기.(2번 트랙 'Up & Down')'라는 노랫말과도 같이 밴드 음악 전면에 깔려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죄다 비슷하다지만, 이들이 특별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욕심내지 않고 흥겹게 연주하고 노래한 까닭이다. 내빼지도 않고 지르지도 않는 보컬리스트의 미덕은 대부분의 밴드에서 프론트를 자처하는 보컬들의 존재감에 단 한 번도 관객들과 호흡할 수 없었던 연주자들을 배려한다. 그에 답례하는 각 세션의 탄탄한 연주는 그들의 응집력을 보여준다.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펑크(Funk) 특유의 경쾌한 리듬을 잘 살린 플레이와 더불어 트럼펫, 색소폰, 퍼커션 악기들의 등장은 귀로 느끼는 즐거움을 오감으로 전파시킨다. 어쿠스틱 피아노 하나만 놓고 솔직 담백하게 진행되는 '길'도 좋다. 마치 패닉의 '달팽이'를 연상시키는 인간미도 서려있다.
밴드 이름이 왜 '얼스'인지는 팬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우리네의 '얼'을 들려주기 위해서란다. 음악을 듣고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말을 빌리지 않아도 '얼스’적인 것이 우리다운 것'임을 보여준 그들의 정체성은, '2006년 가장 기대되는 밴드'이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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