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18일 화요일

오리엔탱고(Orientango) [PROJECT 2005]





















탱고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던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미망인 라우라 에스칼라다(Laura Escalada)가 찬사를 보낸 정도의 실력으로 국내외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듀오 오리엔탱고의 반가운 스페셜 앨범이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 탱고 특유의 리듬을 살린 크로스오버 사운드가 국내의 정서를 울릴 수 있음을 입증시킨 이들의 이번 발매반은 마치 본고장에서 열리는 라이브를 눈으로 보는 것 같은 생생한 감동을 들려준다. 

긴장을 푸는 워밍업으로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다이얼로그를 시작으로, 비처럼 내리는 ‘슬픈 열정’은 수려하면서도 막힘없이 뻗어나가는 바이올린의 연주와 피아노가 맞붙으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트랙 중 일렉트로닉한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바이올린을 위한 탱고’는 믹서의 다양한 전자음을 바탕으로 탱고 특유의 짙은 애수를 조화롭게 펼쳐내고 있으며, 그에 이어서 재생되는 어쿠스틱 버전을 통해 분위기를 비교하여 들어볼 수 있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이미 바네사 메이, 유진 박, 막심 등의 뮤지션들이 국내에 크게 알려지고 음악의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테크놀로지가 이미 하나의 장르로 되어버린 오늘날의 음악에서, 오리엔탱고의 비장한 동양미와 탱고의 만남은 다양한 음악이 공존할 수 있는 미덕을 보여준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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