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스와 놀쥰의 아기자기한 난장
뭐,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해도 될 이야기인지는 의문이지만, 나는 그 날 맡은 앨범의 리뷰를 쓰기 전에 씨디는 플레이어에 온전히 틀어놓고 헤드폰을 목에 낀 다음, 그녀 혹은 그의 정보를 한 줄이라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서핑을 다닌다. 가까이 대지 않아도 마치 다락방에 켜 놓은 라디오의 볼륨을 줄인 것 마냥 들려오는 '식스틴'의 음악과, 그들의 웹싸이트를 통해 알게 된 도나스와 놀쥰(밴드 멤버들의 개인 게시판이고, 꾸밈없는 일상을 기록하고 있었다!)의 수다조각은 어찌나 앙상블 스러운지. 그런 일련의 작업(?)을 거치고 제대로 헤드폰을 낀 채 듣는 '식스틴'의 두 번째 앨범 'Fine'은 그들의 이름처럼 순진무구하다. 열여섯에도 고민했을 법한 자잘한 감정의 거리낌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리운 일련의 기억으로 다분한 모던락이 되었다. 하지만 듣는 이도 편하게 그들과 함께 나누는 대화 같은 음악은 장르 구분 말고 자주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족을 좀 더 붙이자면, 'Painting my sunshine'에서 최도원씨의 목소리는 정말 Donna Lewis(그녀는 예전 빌보드에서 'I love you always forever' 라는 싱글로 오랫동안 1위에 머문적이 있다.)와 비슷하다. '한국의 랍 토마스, 윤도현. 미국에 티나 터너가 있다면 한국엔 인순이' 이런 느낌의 비교는 아니라, 포스트 도나의 음성이 장단조, 발랄우울을 막론하고 예쁜 조화를 일궈냄을 강조함이다.
안현선
joeygottheblues@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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