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고성.강릉.속초와 그 지역 시민들의 마음까지 바싹 타게 만든 화마가 그친지도 벌써 일주일이 된다. 다행히 조속히 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 이런 산불 재해가 더 있을텐데도 진압에만 급급하고 또 무사안일하게 넘어가는 그림은 마치 영화 '사랑의 블랙홀'을 보는 듯하다. 현재 중앙일보를 구독하고 있는데, 그 중 화재 관련 글 중에서 중요한 점을 짚은 두 개의 칼럼을 공유한다.
지진, 해일 등 자연 재해가 일상인 일본의 노련하고도 촘촘한 대처는 발상의 전환에서 온다는 내용이다. 피해 지역의 '블랙 아웃'까지 감안한다면 그 지역 주민들은 당연히 상황에 깜깜무소식일 수 밖에 없으니, 공중파의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는 타지역 사람들이 앞장서서 '소식통'이 되어달라는 방송사의 탑다운(top-down) 방식은 위기상황일 수록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가진 자원을 최대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요즘 스마트폰에는 DMB가 없어 라디오나 TV를 보려면 앱을 깔아야 하는데, 일본의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DMB가 필수적으로 장착되어 있다고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사실 전기가 꺼지면 인터넷 연결도 안 될 확률이 많으니 앱은 위기상황에 무용지물일 것이다. DMB는 인터넷의 영향 없이도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본인의 핸드폰에 이런 기본 기능이 있어도 모르는 사람이 많고, 없는 경우도 허다하니 우리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쓰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다음의 칼럼은 야간에도 산불 진압에 투입할 수 있는 대형 소방용 헬기 설치 촉구에 대한 내용이다. 우리나라 같이 좁은 땅에 산이 이렇게 많은 경우는 드문 것을 생각하면 이미 있을법도 한데 단 한대도 없고, 구매 추진 역시 예산에 막혀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체감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는 단 1원도 허용하지 않는 무사안일함은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때나 제 값을 치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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