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 보이즈(The Beach Boys)의 'Merry Christmas, Baby'를 배경으로 깐 것 부터 벌써 탁월함이 느껴지지 않나. 패션 브랜드가 시류에 밀리지 않고 트렌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데에는 취향의 탁월함에 있다고 본다. 그 어느 누구도 한 때 미국 뉴욕 인디 영화의 첨병이었던 하모니 코린을, 광고 전문 감독을 대신할 디렉터로 발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찌 빼고.
구찌의 이름을 도용했다고 소송을 걸기는 커녕 구찌 메인(Gucci Mane)을 자사 브랜드 캠페인에 당당히 올린 포용력이야말로 창의력 이전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이 캠페인은 모델들의 백스테이지혹은 애프터 파티를 아무런 장치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잠재적 소비자에게 대리 만족감을 먼저 소비케 한다. 그와 동시에 구찌는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더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조나단 글레이저가 연출한 구찌의 'Flora' 캠페인이다. 하모니 코린과는 180도 다른 연출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뮤비에서의 기괴함을 생각하면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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