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8일 목요일

日요일, 작은 쇼핑

이제 일주일의 낙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나는 남들이 누릴 소소한 주말의 일상은 버렸지만, 대신 나름대로 주말을 즐겁게 보내 만한 일을 찾았다. 일을 하기 위해 주말을 버렸는데, 그 안에서 또 일을 찾는다니 퍽 건조해 보인다만, 돈 쓰는 게 일이라고 말하면 박카스 대신 에라이를 건네실 지도.

주어진 시간은 딱 한 시간이다. 종로 타워까지 걸어가는 데만 족히 10분은 잡아먹고, 지하 상가 내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가끔은 파스타나 도리아를 10분 안에 먹어치우기도 한다), 이를 닦는 둥 마는 둥-어쨌든 헹궜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둔다- 하다 간디 앤 웨인루니(간접 광고는 하고 싶지 않으므로) 서점에서 어떤 책을 살까 거의 첩보전을 벌인다. 실상 서점에 있는 시간은 20분인데, 이 시간 동안 누구처럼 걸터앉아 책을 섭렵하는 건 나로선 정말 할 수도 없는 사치이기 때문에, 최대한 나와 맞는 책을 찾기 위해 서점의 기나긴 미로를 돌고, 또 도는 것이다.

어쨌든 최근 한 달 동안 이런 습관을 들여서 방에는 책이 보다 좀 더 쌓이게 되었고, 양서를 읽는데는 왕도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작가는 자신의 삶을 바꾼 책이라든가, 가볍게 읽었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인상 깊었던 책들을 귀띔하게 되면, 나는 저절로 그 책들을 찾고, 또 읽고, 또 읽는 이런 식이다.

물론 그 가운데는 본인과 맞지 않는 서적도 있기 마련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씨는 내게 단 한 번도 실망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얘기를 하면서 그가 말한 '호밀밭의 파수꾼'과 '위대한 개츠비'는 아직 한 장도 넘기지 못한 채, 그의 책만 이번 달에 여섯 권을 샀긴 했지만..... 위대한 개츠비의 책 띠에는 '이 책을 세 번 읽으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이런 문구가 적혀 있던데, 정말 그렇습니까? 하루키씨?

2008/06/23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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