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콘을 이리저리 돌려대던 어느날엔가 [2010 MTV Movie Awards]가 나오길래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동네 바보처럼 빨려 들어갔다.
'로버트 패틴슨'과 '트왈라잇'이라는 말만 나와도 꽥꽥대는 비명이
살짝 짜증나는 시점에 테일러 로트너(뢋으너~)가 곁에있어 괜찮았고,
스칼렛 요한슨(요즘 스타일로는 조핸슨이지만, 지식인처럼 요한슨이라 하자)과
산드라 블럭(21세기엔 샌드라 불럭이지만, [로드쇼]의 느낌으로 돌아가자)의
계산된 키스는 백지장이 파르르하고 떨 정도의 미세한 긴장감이 엿보여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역시 가장 큰 웃음주신 탐 크루즈의 거친 무대매너는 MTV가 아니면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동적인 스테이지가 아니었나 싶다.
웃고, 떠들고, 보여주고. 상업화의 최전선에 있는 MTV를 누가 욕한들
MTV는 그냥 MTV일뿐. 이런 단순한 애티튜드가 때론 부럽다.
이 단순한 애티튜드에는 '우린 이래. 너희들도 좋든 싫든, 좋다면 웰컴 투 MTV.'
라고 말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와 포용력이 동시에 느껴진다.
각설하고, 정지훈 그러니까 레인은, 이번 MTV에서의 [Badass Star] 시상으로
애티튜드의 첨단에 서게 되셨다. 시상 소감은 직접 확인하는 게 더 좋겠지만,
언제나 오버하는 액센트와 발음으로 "I appreciate it."으로 순조롭게 테잎끊고
"You know, it's a badass star. So, I've been working out. Ha(엉덩이 찰삭)"
라고 말하는데, 순간 분위기 싸해지는 현재 애들 앞에서도 꿀림이 없는 정지훈군의
'비'내리는 자신감을 여과없이 브라운관으로 확인하고 나니, 눈물이 '비'가 내린다.
"에이쒸, 동창 새끼는 미국에서 상 받는데 우린 면목동에서 오란씨나 사러 나오고..."
정지훈의 고교 동창인 경진이의 친구 혜미가 술마시고 해장하러 오란씨를 사러 나오면서 말했다.